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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성남시의료원 기공식 진행... 전국 최초 주민발의에 의한 공공의료원(1보)

by 교선실장 posted Nov 15, 2013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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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공공의료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획기적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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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지역에 공공병원을 설립하자는 운동이 시작된 지 10년, 드디어 11월 14일 <성남시의료원>기공식이 성남에서 진행되었다.

  성남시는 14일 오후 2시 30분 수정구 수정로 의료원건립 부지(옛 시청건물 자리)에서 이재명 성남시장, 최윤길 시의회의장, 지역구 국회의원 및 지역 단체, 자문병원 관계자와 시민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원 설립 첫 삽을 뜨는 기공식을 진행한 것이다.

성남시의료원은 오는 2017년 7월 개원을 목표로 1천931억원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며, 옛 시청부지에 건축 연면적 8만2천819㎡, 지하 4층, 지상 9층 규모의 최신식 시설로 지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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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료원 진입로 @보건의료노조

 

병원 규모는 501병상, 22개 진료과, 43개 진료실을 갖추며, 66명 전문의가 상주할 예정이며, 심혈관·뇌혈관·소화기센터와 예방진단·재활치료 등 포괄적 건강관리를 돕는 건강증진센터가 들어서고 응급의료센터도 설치된다.

또한 기준 병상을 4인실로 하고 호스피스 병실을 운영 하는 것을 비롯하여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한 공공병원 운영이라는 지역공공의료의 새로운 표본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시는 4년여 건립 기간 공사 작업 인원의 50%를 성남시민으로 고용하고 건설현장 내부 식당 운영을 제한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 등 지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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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사전행사 @보건의료노조

 

성남시의료원 설립은 2003년 인하의료원을 비롯한 종합병원 두 곳이 폐업하면서 주민 발의로 추진됐다. 인하의료원 폐업 이후 지난 10년 동안 병원의 적자 운영 논란 등을 이유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하다가 공공병원 설립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지낸바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시민의 의견을 반영 설립계획을 확정하고, 예산반영과 2012년 2월 관련 조례를 개정한 바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성남시 일반예산 1조 4000억원 중 50만 성남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서라면 30억원을 아까운 낭비라고 할 수 없다”며 “공공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착한 적자'는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3세계 국가 보다도 낮은 공공의료 비중을 창피하게 생각하지는 못할망정 적자를 이유로 있는 공공의료기관 마져 적자를 이유로 폐업하는 이런 잘못된 세상을 성남시민들이 앞서서 고쳐나가도록 하겠다”며 “이제 당당하게 의료는 돈벌이 수단이 아니고 치료받고 건강하게 사는 것은 국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 이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자 우리가 세금을 내는 이유라고 말해야 한다”고 역설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오늘 이 순간을 출발점으로 개인의 건강한 삶을 국가와 지방정부가 책임지는 진정한 공공의료의 첫 발걸음을 시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남시의료원 설립 자문위원을 대표하여 박석운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절실한 지역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시립병원을 추진해온 시민운동의 10년 성과로 그동안 설립운동에 관여해온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말하고 특히 이번 성남시의료원 설립과정은 ‘민관 협치’로 설립이 준비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의미를 담고 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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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 시장의 인사말 @보건의료노조

 

성남시의료원 설립 운동의 역사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진그룹은 7월 10일자로 일방적으로 성남 인하 의료원을 폐업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인하의료원은 87년 이후 흑자 경영을 유지했으나 한진그룹이 인천 인하대병원을 건립하면서 무리한 재정 투자를 하였고 한미병원 측과 소송 등을 이유로 의료진 영입 소홀 등 인하의료원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경영 적자가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이를 이유로 폐업을 발표하면서 60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생존권이 짓밟혔다.

 

이에 인하의료원 노동조합은 비조합원과 함께 비상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천막농성, 삭발식, 집회, 대시민 선전전을 이어갔고 폐업 한달만에 무려 12만명의 반대 서명을 받아 시청과 청와대 등에 전달하였다. 이어 60여개 단체로 ‘시민건강권 확보를 위한 인하․성남병원 폐업 범 시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8월 31일 성남 시민걷기대회를 개최하였는데 시민 7천여명이 참석하였다. 병원측의 악랄한 고소 고발을 비롯한 탄압을 딛고 시립병원 설립 투쟁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11월 7일 ‘성남시립병원설립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 성남 시립병원 설립을 위한 주민 발의 서명운동을 전개하였다.

주민발의 서명은 통상 서명보다 훨씬 더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서명운동을 시작한지 불과 20여일만에 필요한 서명 보다 훨씬 만은 1만8천6백여명의 서명을 받아 11월 29일 성남시청에 접수하면서 주민발의 운동이 본격화 되었다.

이처럼 지역주민들의 절대적인 호응이 있었던 배경은 서울대병원 등 대형 대학 병원이 계속 설립되는 분당과 달리 50만명이 살고 있는 성남지역에는 종합병원이 없는 상황이어서 진료공백과 시민 건강권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인하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시립병원 설립 추진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면서 10년을 넘게 투쟁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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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각층이 함께 하는 시삽 @보건의료노조

 

기공식이 끝난 직후 인하의료원지부 오영선 지부장은 “보건의료노조라는 산별노조가 있었기에 오늘이 가능했다”며 그동안 함께 싸워준 보건의료노조 소속 전체 간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아울러 “산별노조와 끝까지 싸워 진주의료원도 공공병원으로서 제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는 인사를 덧붙였다.

 

인하의료원 출신인 정해선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성남 시장의 인사를 들으면서 감격의 눈물이 나려고 했다”며, “기공식에 만족하지 말고 준공식, 그리고 이후 제대로된 공공병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감회를 밝혔다.

 

기공식을 지켜본 설립운동본부 관계자들도 대부분 감회에 젖어 지난일들을 회상하였고 “성남시의료원이 설립과정 뿐만아니라 운영에 있어서도 전국의 공공의료 표본이 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더욱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입을 모았다.

 

이번 성남시의료원 기공의 의미는 실로 막대하다. ▲전국 최초의 주민발의로 제정된 조례에 의해 설립되는 지방의료원이라는 점 ▲적자와 부채를 이유로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한 경상남도의 사례와 정반대로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2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공공병원을 설립하는 첫 사례를 만들고 있는 점 ▲2003년 인하병원과 성남병원 폐업 이후 성남시의료원 설립을 놓고 적자운영에 따른 재정부담(수익성)이냐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공공의료서비스 확충(공익성)이냐 논쟁 끝에 공공병원 설립이 확정되어 추진되고 있는 점 ▲설립과정에서부터 민, 관, 전문가가 참여함으로써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는 점 ▲폐업한 민간병원을 공공병원으로 되살리는 첫 사례라는 점 ▲폐업당한 노동자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10년이라는 오랜 기간 공공병원 설립운동을 전개하여 마침내 승리의 첫걸음을 내디딘 점 등 성남시의료원 설립은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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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삽을 뜨는 장면 @성남시청 홈페이지 사진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11월 15일 성명을 발표하여 “성남시의료원 기공식을 축하하며, 차질없이 완공되어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모범 모델로 발전하기를 기원하고 아울러 성남시의료원 설립이 우리나라 취약한 공공의료를 확충하고 활성화하는 촉발제가 되고 획기적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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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직후 함께 선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등 간부들  @보건의료노조

 

아울러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을 조속히 재개원할 것을 경상남도에 촉구 하였다. “일반예산 1조 4000억원 규모의 성남시가 연간 3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성남시의료원을 2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설립하는데 비해 일반예산 6조 6143억원 규모의 경상남도가 연간 12억원 밖에 지원하지 않으면서도 부채(279억원), 적자(2012년 69억원)를 이유로 진주의료원을 강제폐업한 것은 누가 보아도 납득할 수 없다. 더군다나 진주의료원은 신축이전한지 5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인근에 대규모 주택단지와 혁신도시가 조성되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며. 진주의료원 땅값과 건물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부채와 적자 증가를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에 폐업할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라며 진주의료원의 조속한 재개원을 촉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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