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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뉴스



"전남대병원 노동자, 1년에 한 명꼴로 유방암 발병했다"

by 선전국 posted Nov 21, 2013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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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병원노동자의 교대·야간근무 암 발병율 높여... 산재승인·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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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유지현)이 조사한 결과 전남대병원에서 지난 2002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12명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규칙한 3교대 근무와 지속적인 야간근무, 생식독성, 각종 발암물질 노출 등 병원노동자들의 직업성 암과 관련된 건강권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으나 아직 단 한 건도 산재승인이 나지 않았다. 은폐되거나, 제대로 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CAM02385.jpgⒸ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21일(목) 오전 10시 30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전남대병원 유방암 집단발병 사태에 대한 산재신청 접수 기자회견을 개최해 고용노동부에 전남대병원 유방암 발병에 대한 조속한 산재신청 역학조사 실시와 더불어 병원사업장의 유방암 발병실태에 대한 전수조사 등 즉각적인 현황파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전남대병원 측에는 매년 1명 꼴로 나타나는 유방암 발병방지 대책 마련과 병원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조기 특별건강검진 실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병원이라는 사업장의 특성상 교대근무·야간근무가 잦고 그로 인한 업무소진율이 높아 근속년수도 짧다. 그래서 이런 결과들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했다"고 말하며 "전남대병원 집단 유방암 발병 사태에 대해 조사하다가 야간근무로 인한 유방암 발병율이 약 80%나 높다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지현 위원장은 "야간근무를, 교대근무를 없앨 수도 없다. 다만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 심각한 인력난을 해결하며 죽지 않고, 아프지 않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며 "병원 내부에서 항암제 등 약품에 노출되는 등, 위험으로부터 나를 방어할 수 있는 조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매년 1명 꼴로 같은 사업장에서 유방암이라는 같은 질병이 발생했음에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왔던 것이 그동안의 현실이었다"며 "제주의료원에서 발생한 집단 유산사태를 산재로 인정받기 위한 투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이 생명을 위협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가 은폐되며 산재조차 인정되지 않는 현실이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40·50대 유방암 발병률, 국민 평균보다 2~16배 높아

김미화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장은 "전남대병원 유방암 발병 비율은 한국 여성 발병 비율보다 6배나 높다"며 "전남대병원을 비롯한 병원 여성노동자들의 야간근무 시간이 월 60시간을 초과하는 과도한 상태에 있고, 감정노동과 각종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등 유해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중암암 등록본부가 조사한 2011년 기준 한국여성 연령대별 유방암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20대 14명(0.014%), 30대 179.4명(0.179%), 40대 705.5명(0.706%), 50대는 1113.4명(1.113%)이다. 이에 비해 전남대병원 여성노동자의 유방암 발병 현황은 20대 423명 중 1명(0.236%), 30대 503명 중 3명(0.059%), 40대 128명 중 2명(1.562%), 50대 70명 중 3명(4.285%)이다. 30대를 제외한 20·40·50대 유방암 발병률이 2~16배가량 높다.

김미화 지부장은 이어 "병원 여성 교대노동자에게서 발생한 유방암은 산재로 인식돼야 하고 유방암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전남대병원 노동자들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즉각적이고 성의 있는 역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며 "전남대병원 유방암 집단발병의 실상을 알리고 고용노동부와 전남대병원이 병원노동자, 여성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속한 실태파악과 재발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CAM02396.jpg유지현 위원장과 김미화 전남대병원지부장이 산업재해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기자회견 이후 근로복지공단 서울본부로 이동해 산재신청서를 접수했다. 최근 여성의 야간 노동이 유방암의 원인이라는 점이 직간접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야간노동 여성노동자에게 발생한 유방암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사례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노동자의 유방암 산재신청에 대해 "노출가능한 발암물질이 사업장 내에서 사용됐고 야간교대노동 또한 하나의 요인"이라며 산업재해를 승인한 사례도 있다.

현재 전남대병원 내에서는 유방암 외 재직인원 5011명 중 165명이 갑상선, 직장, 간, 식도암을 앓거나, 과거나 앓았다는 기록이 있다. 국·공립병원 종사자 중 암·유산·간염성질환 환자의 수는 4만9135명 중 암 2062명, 유산 1330명, 감염성질환 2만9776명이다(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이는 병원 노동자들의 감정노동, 인력난으로 인한 장시간, 고강도 노동, 교대근무 및 야간근무의 심각성을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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