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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농성 6일차] 불의가 법이되면 저항은 의무가 됩니다.

by 선전국 posted Jun 16, 2014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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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농성 6일차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습한 더위와 꼭 이맘때쯤 찾아오는 모기들도 극성입니다.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모두, 국민 여러분 모두 간 밤 무탈히 보내셨길 바랍니다.

 

오늘 반가운 손님이 농성장에 찾아왔습니다. 박석용 진주의료원지부장이 진주에서 서울까지 새벽차를 타고 와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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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용 진주의료원지부장과 함께

지난 해 이맘때 저는 창원 경상남도 도청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를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진행했습니다. 단식농성을 일주일 정도 진행했는데 그 중 4일은 물까지 끊는 단수투쟁도 했었습니다. 언론에는 '유지현 위원장 아사단식투쟁'이란 헤드라인으로 보도됐고요, 어느 날은 햇빛이 너무 뜨거웠고, 어느 날엔 며칠 내내 폭우가 쏟아진 적도 있었습니다.  비를 피할 만한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작은 우산과 우비하나로 버티곤 했습니다. 다들 조금 지친 틈을 타 어느 날에는 경찰이 단식농성장을 침탈하기도 했습니다. 농성장이라봤자 얄팍한 깔판하나에 조악한 파라솔 하나였고, 우리들은 아무것도 먹지 못해 정말 쇠약해져있던 시기였는데 말입니다. 다행히 서울, 경기, 인천, 광주 등 각지에서 모인 조합원들이 함께 해 준 덕에 농성장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박석용 지부장은 2013년 9월부터 올해까지  그 해 여름 단식농성장을 꾸렸던 것 처럼 얄팍한 깔판, 김장비닐 한 롤, 그리고 파라솔 하나를 들고 경남도청 정문앞에 앉았습니다. 그렇게 가을, 겨울, 봄, 여름을 버텨냈습니다. 그러고보니 박석용 지부장이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하며 경남도청 철탑위에 올랐던 날도 4월 16일 즈음이었습니다. 그 때 면도를 깨끗이 하고 철탑에 올라갔다네요.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박석용 지부장은 수염을 깎지 않고 있습니다. 진주의료원이 다시 문 열 면 깨끗하게 수염 정리 하겠다고, 그 전까지는 면도하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했다네요. 올 해는 꼭 박 지부장이 수염을 깎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입니다.

 

머리를 깎는다고, 밥을 끊는다고 세상이 바뀌냐, 나쁜 것이 좋은 것으로 바뀌냐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밥을 끊어서 물리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은 없지요. 밥을 먹지 못한 제 몸만 축날 뿐입니다. '밥은 하늘'이라는 노래가 있듯이 밥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우선 하는 가치입니다.

 

 그런데 세상을 살다보면 그 귀한 밥보다 중요한 가치들이 있습니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수 많은 사람들은 그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밥을 내려놓으며 싸웠습니다. 밥을 먹으며 살아야 하는 인간 유지현의 모습보다, 밥을 내려놓고라도 그 소중한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이 위원장 유지현에게 더 큽니다.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 했고, 반평생 가량을 노동조합에서 활동했습니다. 돈도 권력도 없지만 제겐 가장 정직하게 노동해온 제 몸이 있고 저는 이 몸으로 가장 정직한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정직한 싸움은 다소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릴지라도 그만큼 가장 정직한 결과를 낼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그동안의 역사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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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박원석 의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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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선 여의도성모병원지부장(좌), 류수영 한양대의료원지부장(와)과 함께 농성장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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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출근시간 청운동 근처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신재용 정책부장의 모습.

불의가 법이 된 세상, 그렇게 저항이 의무가 된 이 세상에서 저는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유지현의 이름으로 돈보다 생명의 가치, 일 하는 사람의 정직한 노동이 인정받는 세상을 위해 앞으로 나서겠습니다. 지치지 않고 힘내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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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호 내가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차장, 김남근 보건의료노조 자문변호사/참여연대집행위원장 , 전국세입자협회 김영준 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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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날적이 흔적들

 

2014년 6월 16일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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