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는 6월 27일 오후 1시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국제성모ㆍ인천성모병원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발언하는 최권종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 @보건의료노조

발언하는 김창곤 민주노총 인천본부장 @보건의료노조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천시민대책위 회원과 지역 노동조합 간부 등 20여명의 참가자들은 인천성모병원 개원 61주년을 맞이해 인천성모병원이 성모자애병원을 처음 설립하던 당시의 마음과 이념을 되돌아보고 1년 넘도록 장기화되고 있는 국제성모ㆍ인천성모병원사태를 해결하도록 촉구했다.

양승조 인천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여는 말을 통해 “인천성모병원은 하루빨리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고 인천사회와 시민이 요구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앞으로 이런 기자회견이 다시 열리지 않도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원종인 인천부천지역본부장  @보건의료노조

   

 

양재덕 인천 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무리한 진료를 하거나 경영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헌법에 보장된 노조를 탄압했다. 정상화 되고 아름다운 병원으로 될 때 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 병원 경영진은 이치에 맞게 반성하면서 원상복귀하도록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발언하는 양재덕 인천시민대책위 공동대표 @보건의료노조

 

최권종 수석부위원장은 “병원은 61년 전 처음 가진 마음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 병원측 스스로 결자해지해야 한다, 노동조합과 대화하고 지역민과 대화하라, 환자를 위한 진료, 환자를 위한 경영을 하고 지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병원이 되도록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창곤 인천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61주년 개원일에 축하한다는 말을 할 수 없다. 지난 1년여간 시민사회단체가 그토록 요구했지만 단한차례도 대화다운 대화도 진행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병원이라 그럴 수 있느냐 말하지만 알면 알수록 희한하고 바로잡아야할 문제가 너무나 많다.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지난해 국제성모병원의 가짜환자를 통한 건강보험급여 부당청구사건에서 비롯된 인천성모병원의 노동인권 탄압사태가 1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국제성모병원은 여전히 건강보험 부당청구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고 인천성모병원은 노동조합 지부장을 해고시킨 것도 모자라 시민대책위에게 각종 고소ㆍ고발을 남발하며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의료노조

 

참가자들은 원종인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병원은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지 돈벌이를 하는 곳이 아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이지 마음대로 부리고 함부로 훼손해도 되는 기계가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아니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직원의 인격을 훼손하고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더욱이 인간에 대한 사랑을 근본적인 가치로 삼고 있는 천주교가 운영하는 병원이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

 

아울러 “개원 61주년을 맞이한 인천성모병원은 역사를 기념하기에 앞서 지금 인천성모병원이 과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개원 61주년을 맞이한 오늘! 인천성모병원의 가톨릭 이념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기자회견문]

 

개원 61주년을 맞이한 오늘! 인천성모병원의 가톨릭 이념은 어디에 있습니까?

 

1955년 6월,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열악한 보건환경에 방치된 지역주민들과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문을 연 성모자애병원은 의술(醫術)을 넘어선 인술(仁術)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지켜주는 든든하고 따뜻한 이웃이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실천한다’는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이웃이 되어 아픈 환자들을 치료하고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병원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하였다.

 

인천지역 최초의 대학병원이었고 어려운 수술과 치료를 해내는 성모자애병원은 지역주민들은 물론 우리 인천시민들의 자랑이었고 가족과도 같은 병원이었다. 물론 크고 작은 갈등이 없지 않았지만 완전할 수 없는 인간세상에서 갈등이 없을 수 없고, 오히려 갈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여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나가는 것이 역사의 이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천주교 인천교구가 병원을 인수하여 이름을 ‘인천성모병원’으로 바꿔 단 뒤로 따뜻한 이웃이었던 성모자애병원도 함께 사라졌다.

 

병원의 경영을 맡은 천주교 인천교구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병원의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 병원의 규모를 키우고 더불어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것이었다. 마치 군사작전을 하듯이 조합원들에 대한 관리자들의 대대적인 탈퇴공작이 시작되었고 관리자들의 협박과 회유에 견디다 못한 조합원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관리자들의 손에 이끌려 노동조합 탈퇴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바로 어제까지 다정하게 웃으며 함께 일하던 조합원이 갑자기 굳은 표정으로 외면하며 아는 체도 안 하는 상황부터 울면서 노동조합 사무실에 찾아와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관리자들의 압박을 견딜 수가 없다”며 하소연 하는 조합원에 이르기까지 인천성모병원에서 벌어진 노조 파괴공작은 ‘이곳이 과연 신부님이 경영하는 병원이 맞나’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잔인하고 악의적이었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병원경영을 시작하면서 병원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고 일하는 직원의 숫자도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전체 직원의 50%였던 노동조합의 규모는 1%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작아졌다.

 

임금인상은 물론 근무환경 개선과 복리후생을 위해 일하는 노동조합이 이렇게 급격히 축소된다는 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 더욱이 수년간 직원들의 임금이 동결되고 생리휴가마저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조합원이 줄어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끈질기게 조합원들에게 탈퇴를 종용하고 노동조합 사무실에 찾아와 난동을 부리고 심지어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며 간부를 병원 밖으로 내쫓는 관리자들의 행태는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경영자의 시선이 그리고 직원들을 대하는 병원의 자세가 어떠한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다.

 

지난해 진실로 밝혀진 국제성모병원의 가짜환자 의료급여 부당청구사건과 인천성모병원의 노동ㆍ인권탄압사태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병원이 근본적인 책무와 종교적인 이념을 망각한 채 오직 수익추구에만 매몰되어 국민들이 낸 건강보험료를 부당한 방법으로 편취하고 노동조합 지부장을 집단적으로 괴롭혀 정신과 치료를 받게 만들고 결국에는 해고까지 시켜버렸다. 그리고 이러한 범죄행위와 노동ㆍ인권 탄압행위에 대해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오히려 말도 안 되는 이유들을 갖다 붙여 고발을 하며 반성은커녕 적반하장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병원은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지 돈벌이를 하는 곳이 아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이지 마음대로 부리고 함부로 훼손해도 되는 기계가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아니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직원의 인격을 훼손하고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더욱이 인간에 대한 사랑을 근본적인 가치로 삼고 있는 천주교가 운영하는 병원이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개원 61주년을 맞이한 인천성모병원은 역사를 기념하기에 앞서 지금 인천성모병원이 과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개원 61주년을 맞이한 오늘! 인천성모병원의 가톨릭 이념은 어디에 있는가?

 

 

2016년 6월 27일

인천성모병원·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