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이 촛불과 함께 핑크빛 물결로 일렁였다.
서울시정신보건지부(지부장 김성우) 조합원들이 핑크색 단체티를 입고 ‘파업, 촛불을 만나 진짜 사장에서 묻는다’ <서울시정신보건지부 투쟁 승리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개최했으며 조합원 230여명 등 총 300여명이 참가했다.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촛불문화제가 진행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참가자들은 “고용불안으로 서울시민의 정신건강을 지킬 수 없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나서서 해결하라”고 외치며 힘찬 분위기 속에서 촛불문화제의 포문을 열었다. 최권종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여러분들의 투쟁은 제대로 된 고용과 근로조건, 노동 환경을 요구하는 기본적인 투쟁임과 동시에 서울시민의 정신건강을 향상시키는 투쟁이기도 하다”며 공공적 성격을 강조했으며 “이 큰 투쟁을 열정적이고 즐겁게 해내는 조합원들이 존경스럽다”며 지지를 보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지자체에서 센터를 직영운영하며 1년 이하 혹은 2년 이하로 쪼개기 계약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매우 비겁하고 교묘한 형태가 아닐 수 없다”며 서울정신건강증진센터 노동자의 83.1%가 고용불안을 느끼는 현실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더불어 “정신보건전문요원 1인당 담당하는 대상자가 적게는 120명에서 많게는 170명이 된다는 사실에 아주 기가 막힌다”며 “문제해결의 책임을 느낀다”고 통감했다.
최권종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이 격려사 발언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정의당 윤소하의원이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이 날 조합원들은 다양한 무대로 촛불문화제를 채웠다. 율동공연, 힙합공연 등 조별공연으로 여러 차례 무대를 꾸몄고, 시 분과에서는 직접 준비한 시를 낭송했다. 더불어 마인드프리즘지부에서 연대의 노래공연을 선보였다. 각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서 조합원들의 메시지를 담아, 서울시정신건강증진센터의 문제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어진 현장증언에서 김우형 서울시정신보건지부 부지부장은 “사용자가 바뀌어도 업무도 같고 일터도 같은데 고용유지를 해달라는 요구가 부당한 것인가? 안정된 환경에서 전문성을 더 잘 발휘하기 위해 방문상담 2인1조 동행, 인력충원 요구가 부당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열악한 노동조건을 꼬집었다. 송파센터의 박수진 조합원은 “파업을 한다고 하자 서울시에서는 센터 문을 닫아도 민원도, 전화도 어차피 별로 없지 않느냐고 했다. 무지하고 무식한 반응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일이 가진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라며 서울시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다. 더불어 “우리가 하는 일은 단순한 민원 처리가 아니다. 우리는 자살시도자, 알코올 중독자, 성격장애자 등 세상으로 나오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시민들을 위해 일한다. 그래서 파업을 하는 것에 대해 죄의식이 있다. 그러나 그분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 더 나은 업무처리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화공연을 하고 있는 서울시정신보건지부 조합원들 @보건의료노조
힙합공연을 하고 있는 서울시정신보건지부 조합원들 @보건의료노조
시낭송을 하고 있는 서울시정신보건지부 조합원 @보건의료노조
아울러 고대의료원지부, 한양대의료원지부, 서울시북부병원지부, 한국원자력의학원지부 등 16개 지부에서 투쟁기금을 전달하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한양대의료원지부장이 투쟁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김성우 서울시정신보건지부장은 “정신건강사업은 국가사업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파업은 공공의 파업이다”라며 파업의 의미와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으며, 참가자들의 박수와 환호로 성황리에 촛불문화제를 끝마쳤다.
한편, 서울시정신보건지부는 합의안에 서명할 주체인 ‘진짜 사장’이 나타날 때까지 매일 아침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출정식을 벌이며 파업투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