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성명서] 조직적, 집단적으로 자행된 괴롭힘사건 외면한 판결에 경악하며 대법원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한다!

by 선전국장 posted Sep 2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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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서]

조직적, 집단적으로 자행된 괴롭힘사건 외면한

판결에 경악하며 대법원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한다!

 

 

사용자는 민법 제756조가 정한 바에 따라 직접 방문에 의한 대화 강요를 실행한 자 또는 그러한 불법행위를 사전에 조직하거나 알면서도 방치한 자의 사용자로서 책임을 진다.(이 사건 서울지방법원 판결문)”

 

이번 집단괴롭힘 사건에 대해 지난 1심 재판부에서는 직장동료를 만나 설득하거나 비판하는 대화를 원하는 경우라도 상대방이 거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무시간 중에 예고 없이 집단적으로 찾아와 반복적으로 집요하게 대화하기를 강요하는 방식이라면 그러한 대화에 사회적 상당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에 제출된 자료만 보더라도 중간관리자들의 집단방문은 특정 시기에 하루 3차례씩 연속적으로 진행되었고 녹취록에 의하여 인정된 횟수만도 40여명 20여 차례에 이른다. 근무지가 아닌 직원식당으로 가는 통로, 노동조합 게시판 주변 등지에서 피해자에게 들리도록 노골적인 비아냥거림과 참기 힘든 모욕을 준 것까지 합하면 그 횟수는 훨씬 많다. 게다가 직원 수가 1,800여명이 넘는 병원에서 11명에 불과한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와 활동 내용, 사건의 발단이 된 인터넷 기사내용 등을 아는 직원들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일면식도 없던 직원들이 어느 날 갑자기 집단적으로 찾아와 항의하고 지부장에게 병원입장을 설득하려고 한 행동은 지부장의 근무시간과 장소 등의 근무형태를 미리 알지 못한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1심 재판부는 이러한 관리자들의 집단적인 행동이 병원이 매월 팀장급 관리자회의를 열어 운영사항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항의방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을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판결을 내린 서울고등법원은 직장에서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괴롭힘을 당해 고통을 겪은 피해자를 외면하고 가해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지속적으로 노동조합을 탄압해온 인천성모병원 관리자들의 집단괴롭힘을 단순히 직장동료간의 갈등이라며 집단괴롭힘이라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직원들과 노동조합 사이에 쟁점이 존재하였고, 당시 노동조합 지부장인 피해자를 찾아온 직원들 가운데 폭언이나 협박, 욕설 등 위협적인 언동을 한 사람은 없으며, 병원장과 인사노무팀장이 직원들의 방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개입하였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직원들의 방문행위가 집단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직원들의 방문 자체를 차단하여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의료분쟁이나 성폭력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절대적으로 정보에서 배제되거나 힘과 권력의 불균형으로 인해 자신을 방어하거나 보호할 수 없는 경우 피해자의 관점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통념이고 사법절차에서 요구되는 원칙이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이번 판결을 내린 2심 재판부는 관리자들이 특정시기에 5번 정도 방문한 것으로는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협박이나 욕설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괴롭힌 것이 아니므로 병원장이나 인사노무팀장이 이들을 제지할 책임이 없다며 제출된 자료를 기계적으로 해석하고 사건을 단순화시켜 가해자들의 불법행위를 정당화시켜주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관리자의 경고 한 번으로도 바짝 긴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건장한 남성들까지 가세해 몰려와 대화를 빙자하며 거칠게 항의한다면 이는 더 이상 직장동료들 간의 대화로 보기 어렵다. 게다가 이미 관리자와 평직원의 격차에서 피해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고 악의를 품고 집단으로 몰려와 적개심 가득한 얼굴로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여성인 피해자가 느낄 공포와 무력감은 일방적으로 당하는 폭력 그 이상이다.

 

또한 이번 판결에서 가장 납득하기 힘든 부분은 공공의 이익진실한 사실에 대한 판단이다. 2심 재판부는 병원이 작성한 게시물에 기재된 피해자가 근거 없이 병원을 비난하고 있다또는 개인적인 비위활동을 노조활동으로 가장한다는 내용이 병원의 입장에 치우쳐 있기는 하지만 허위를 주장한 것은 아니라며 진실한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병원이 게시물에 피해자를 두 달째 무단결근하며 병원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사람.’, ‘근거 없이 각종 단체를 동원하여 병원을 음해하는 사람’, ‘일하기 싫은 사람등으로 묘사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고자 한 의도가 명백하다며 진실한 사실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불법행위로 판단하고 가해자들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 2심 재판부는 병원이 제작, 발행한 유인물과 게시물의 내용이 인천성모병원 및 구성원 전체의 이익 즉,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지만 과연 병원의 수익을 공공의 이익이라고 판단해도 좋은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병원 관리자들의 폭력에 눈감고 병원의 사익(私益)을 공익(公益)으로 오해한 이번 판결은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 그래야 더는 직장 내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집단적으로 괴롭히고 따돌리는 일이 사라질 것이다. 반대로 이번 사법부의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어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많은 사업장에서 집단적인 괴롭힘과 따돌림이 만연할 개연성이 높고 이는 결국 더 이상 사회적 억압과 폭력으로부터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사법정의를 해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객관적 사실과 법리를 오해해 잘못된 판단을 내린 이번 판결을 바로잡기 위해 대법원의 판결을 구하며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의 권리가 특히 여성노동자의 피해가 구제되는 그래서 결국 우리사회의 사법정의가 명징하게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따뜻하고 현명한 판단이 내려지길 바란다.

 

     2017928

    

불법부당경영 중단! 노동인권탄압 중단! 책임 경영진 퇴진!

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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