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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성명서]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고용보장하라!

by 정책기획실 posted Sep 18, 2008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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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성명서] 2008년 9월 18일

용역깡패들 몰려와 천막농성장 강제철거 아수라장! 비정규노동자들 절규!
2년~5년간 땀 흘리며 환자를 위해 일해온 비정규직을 쫓아내지 말고
강남성모병원은 비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라!

1. 강남성모병원(병원장 황태곤)에서 의료물품 이송, 의료기구 세척·소독·교환, 약품 정리, 환자 대소변 치우기, 환자목욕, 환자이송 등 간호보조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9월 17일 강남성모병원 행정동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기륭전자, 이랜드, KTX에 이어 <대량 집단 계약해지>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이 환자를 위해 일하는 병원에서는 처음으로 강남성모병원에서 신호탄을 올린 것이다.

2. 그러나 9월 17일 밤 11시 15분경 강남성모병원에서는 병원 인사팀의 지시에 따라 파견업체가 고용한 용역깡패 12~13명이 몰려와 환자보호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천막농성장을 짓밟으며 천막을 강제 철거, 탈취하여 끌고가는 바람에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1명이 20여m를 질질 끌려가고, 1명은 허리를 다쳐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강남성모병원 행정동 앞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로 가득찼고, 대부분이 여성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피눈물을 흘리며 천막없이 깔판을 깔고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3. 강남성모병원은 정규직이 담당하던 간호보조 업무에 비정규직을 직접고용했다가 2006년 10월 이들을 파견노동자로 전환했고, 파견직으로 전환된 후 만 2년이 되는 2008년 9월 30일자로 계약만료되는 28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 때문에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간 강남성모병원에서 환자를 위해 일해온 비정규직 노동자 28명이 하루아침에 피눈물을 쏟으며 길거리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강남성모병원 간호부 파견직으로 일하고 있는 65명 중 9월 30일자로 2년 계약만료되는 노동자는 28명이지만, 나머지 37명도 2년 계약만료가 되기 전에 이들처럼 줄줄이 “계약해지”될 운명에 처해 있다.

4. 강남성모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사태는 <정규직이 담당해야 할 업무에 비정규직 고용하기 → 직접고용한 비정규직을 파견업체로 넘기기 → 계약만료를 이유로 2년이 넘기 전에 계약해지하기>라는 고용악화의 전형적인 수법이자, 비정규직을 보호하기는커녕 2년마다 주기적으로 비정규직을 잘라내는 법으로 둔갑한 <비정규직 보호법>의 대표적인 악용사례이다.

5.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생계의 터전에서 강제로 쫓겨나지 않기 위해 강남성모병원 인사팀장, 병원장, 행정부원장을 면담했으나 강남성모병원측은 “2년 계약만료자들은 재계약 없다” “9월 30일 계약만료 후에는 고용보장할 계획없다” “파견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다”라는 식의 답변을 들었을 뿐이다.

6.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비정규직의 피눈물을 닦아주고, 차별과 설움, 열악한 근무조건과 고용불안의 고통을 그 누구보다 먼저 해결해주어야 할 강남성모병원이 병원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는 가톨릭정신보다는 비용절감과 돈벌이를 위해 비정규직을 희생양으로 삼는 모습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7. 또한,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법과 제도를 뛰어넘어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소외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짐을 덜어주는데 앞장서야 할 강남성모병원이 2년 이상 근무한 파견직을 직접고용해야 하는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비정규법을 악용하는 모습에 실망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

8. 강남성모병원은 2009년 5월 1200병상 규모의 서울성모병원 개원을 앞두고 있다.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의 고통을 자산으로 건물을 신축하고 병상을 확대하는 것이라면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9. 우리는, 아무리 우리 사회가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만들고, 직접고용 비정규직을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내몰고, 비정규법을 악용하여 비정규직을 마음대로 일터에서 쫓아내는 흐름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강남성모병원이 이러한 잘못된 시대흐름을 거슬러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인간다운 노동을 위해 모범을 만드는 병원이 되기를 기대하며, 강남성모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대량 계약해지 사태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① 강남성모병원은 2년 계약만료를 이유로 내쫓으려는 28명의 파견노동자들에 대한 계약해지를 중단하고, 이들의 고용을 보장하라!

② 강남성모병원은 환자를 위해 상시적으로 필요한 간보보조업무에 정규직을 고용하고, 파견직으로 전환한 65명의 노동자들을 최우선적으로 정규직화하라!

③ 정부는 생색용 비정규보호법이 아니라 현실상 비정규해고법이 되고 있는 비정규법을 즉각 개정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인간다운 노동권을 보장하라!

10.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철폐,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2007년 산별교섭에서 323억원의 비용으로 2400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내는 등 ‘아름다운 합의’를 이룬바 있는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강남성모병원의 비정규직 대량 계약해지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강남성모병원이 “직접고용·간접고용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산별중앙협약을 존중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책임지는 방향으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사태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11.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9월 30일 이전에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대화와 교섭, 대책회의 가동, 항의투쟁과 여론전 등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할 것이다.

12. 우리는 강남성모병원이 파견업체를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피를 토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천막농성에 돌입한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대화의 손길을 내밀고, 이들의 고용안정을 책임지는 성숙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

2008년 9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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