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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성명서] 의료인 감염, 더 이상 뚫리면 안 된다!(2020. 3. 30.)

by 기획실장 posted Mar 30, 202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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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의료인 감염, 더 이상 뚫리면 안 된다!(2020. 3. 30.)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인 감염, 더 뚫리면 안 된다!

의료인 감염은 병원내 집단감염과 의료 공백, 환자불편 야기

집계조차 않다니...의료인 감염현황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라!

 

지난 328일 정례브리핑에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324일 기준 대구지역에서 의사 14, 간호사 56, 간호조무사 51명 등 121명의 의료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발표했다. 324일 기준 대구지역 누적확진자 6442명의 1.87%이다. 2015년 메르스 때 당시 감염자 186명 중 의료진 감염이 25(13.4%)이었던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환자를 최일선에서 치료하고 돌보는 의료인의 감염은 비중이 적다고 해서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의료인 감염은 병원내 집단감염과 의료공백 사태로 이어지고, 환자들이 혼란과 불편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의료인이 감염되면 고령자와 면역력이 취약한 환자들에게 전파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24시간 상주하고 밀폐공간과 밀집장소에서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병원의 특성상 연쇄적인 집단감염의 우려가 높다. 대구, 경산, 청도, 부산, 서울, 성남 등의 병원과 요양병원 내에서 다수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이를 증명해 준다.

또한 의료인이 감염되면 병원 폐쇄, 진료구역 페쇄, 방역 조치, 감염 의료인과 접촉한 직원들의 자가격리와 진단, 가동할 의료인력 부족 등으로 심각한 의료공백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병원이 마비되고 진료구역이 폐쇄되면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병원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돼 큰 혼란과 불편을 겪게 된다.

 

따라서 코로나19 방어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인과 병원 직원들의 감염을 차단하고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한 특단의 조치와 지원이 필요하다.

 

첫째, 의심자와 자가격리자에 대한 정보 공유가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19 의심자와 자가격리자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병원이 파악함으로써 접촉 차단, 선별진료, 격리조치 등 감염 위험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 감염에 대한 불안부터 제거하고 감염 방어선을 사전에 튼튼히 구축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을 존중하되 코로나19와 싸우는 국가적 의료재난 상황에서 의심자와 자가격리자를 병원이 사전에 제한적으로 공유하여 감염을 차단할 수 있도록 공익적 이익에 맞게 적용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둘째, 개인보호장비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보호장비의 질을 높여야 한다. 방호복, 마스크, 고글, 장갑, 덧신 등 감염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보호장비가 모자라서 1회용을 소독해서 재사용하거나 보호장비를 아끼기 위해 21조가 아닌 1명이 음압격리병실에 투입되는 일이 없도록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여 안정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땀이 쉽게 차고 흐릿해지는 고글이나 잘 찢어지는 방호복 등 질 낮은 보호장비를 양질의 보호장비로 교체해야 한다.

셋째,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안전한 시설을 갖춰야 한다. 보건의료노조가 현장조사한 바에 따르면, 동선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거나, 음압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공간이 좁아 보호복을 탈의하는 과정에서 서로 부닥치는 등 감염 위험이 높은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는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해 있는 병동을 반으로 나눠 직원 숙소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발열체크, 의심환자 선별, 호흡기환자·코로나19 의심환자와 확진환자간 명확한 동선 구분, 코로나19 환자접촉 차단 등을 위해 제대로 된 시설과 장비를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

 

넷째, 코로나19 환자 치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의 피로도를 줄여주고, 심리적 방어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의료인의 노동강도 완화, 충분한 휴식 확보, 장시간노동 해소를 위한 충분한 인력 확충과 근무조정이 필요하고, 감염에 대한 불안감, 극도의 긴장감, 높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심리적 방역조치를 제공해야 한다. 격리되어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환자 치료, 간호, 배변 처리, 식사 지원, 청소, 방역, 무리하고 과도한 요구 응대 등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의료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와 격려하기 위한 캠페인이 필요하다.

 

의료인 감염에 대한 방역당국과 지자체의 인식은 안이하고, 대책은 허술하다.

의료인 감염자 파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지역 의료인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할 때까지 모르고 있었다. 방역당국 또한 대구시 외 전국 의료인의 감염 현황을 집계하지 않고 있다. 지극히 안이하고 무책임한 모습이다. 현황파악조차 제대로 안되니 체계적인 분석과 대책이 추진될 리 없다.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외 의료기사, 응급구조사, 원무, 환자이송, 청소, 조리·배식, 환자안내, 요양보호사, 간병인 등 수많은 직종까지 포함한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기관 내 직원은 훨씬 많을 것이다.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병원내 직원 감염현황과 감염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방역과 치료의 최일선에서 싸우는 병원내 직원들의 감염 방지에 더 이상 구멍이 뚫리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최일선에서 싸우는 병원내 직원들의 감염 방지는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 완치율을 높임으로써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다

 

세계적으로도 의료인 감염은 감염 확산과 보건시스템 붕괴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 의료인 감염이 전체 감염자의 14%에 이르는 스페인과 30명 이상의 의료인이 사망했을 뿐만 아니라 수천명이 격리된 프랑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영국, 미국 등에서도 많은 의료인들이 감염되었고 자가격리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보호장비와 의료물품이 충분하게 제 때에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비극이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대응 모델로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고 세계 국가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모델이 성공적 모델로 유지되고 종착점을 찍으려면 의료인 감염현황을 전면적으로 파악하고 더 이상의 의료인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의료인 감염은 병원내 집단감염과 의료공백을 초래하는 복병이고, 코로나19 대응의 성과를 허물어뜨리는 암초이기 때문이다.

 

2020330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 성명서는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http://bogun.nodong.org/)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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