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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위원장] "산별교섭 정상화해 인력문제 해결하겠다"

by 선전부장 posted Jan 09, 2018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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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 나순자(53·사진)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말 조합원 직접투표로 치러진 임원선거에서 박노봉 수석부위원장과 한미정 사무처장과 함께 단독 출마해 투표 조합원 94.8%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나 위원장은 이화의료원 간호사 출신으로 보건의료노조 5대 위원장(2009년~2011년)을 역임하고 지난 집행부에서 미조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보건의료노조는 1998년 2월 27일 출범해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전국 180여곳 의료기관과 복지시설에서 일하는 간호사, 약사 및 시설, 기술 기능직 등 60여개 다양한 직종의 6만여 조합원이 가입해 있다. 나 위원장을 3일 서울 영등포 노조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 보건의료노조 제공

■조합원들로부터 94.8%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2009년 5대 위원장으로 '보호자 없는 병원'을 제시했다. 가족이 간병하는 병원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병원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호자 없는 병원을 만들려면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지금은 2만5000병상 규모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정착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10만병상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전체병상의 절반이 보호자 없는 병상이 된다. 또한 지난 3년간 미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 나름 큰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한 것 같다.

■미조직위원장으로 1만명의 조합원을 늘렸다.

우선 노조가 없는 대학병원에 집중했다. 을지대·건양대·동국대 등 대학병원과 작은 규모의 병원에 노조가 생겼다. 또한 조직된 병원 내 비정규직 노동자가 꽤 있는데 특히 청소부문에서 성과가 있었다. 아울러 2008년 장기요양보험제도에 따라 요양원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조직화에 힘썼다. 특히 지난해 12월 간호사에게 '선정적인 춤' 강요로 논란을 빚은 춘천성심병원 330명을 비롯해 강남·동탄·한강·한림(평촌)성심병원 등에서 2300여명이 가입했다.

■성심병원을 계기로 병원내 갑질문화가 드러났다.

성심병원 사태, 을지병원에서 비품을 개인에게 부담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병원 내 갑질문화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병원은 생명을 다루는 곳으로 기본적으로 수직적이고 폐쇄적이다. 이것이 갑질문화로 이어지는 것은 인력부족 탓이 크다.

우리나라는 선배 간호사가 불규칙한 3교대로 자신의 일을 하면서 신규인력을 가르친다. 어쩌다 후배가 실수하면 짜증부터 나게 돼 갈구고 핀잔주는 '태움문화'가 생겼다. 미국은 프리셉터(Precepter)라는 교육간호사가 신입 간호사를 전담으로 가르친다.

■신생아 연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병원인력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 목동이대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사고도 인력부족에서 발생했다. 16명의 신생아가 입원해 있는 중환아실인데 주말이라 당직의사가 상주하지 않았고 간호사도 오후 4시까지 5명이 일하다 이후 4명으로 줄였다. 약국도 인력을 줄여 응급업무만 했다. 인력부족에서 발생한 총체적 시스템의 문제다. 개인의 의료과실로 몰면 안된다.

■실제 병원의 인력실태는 어떤가.

우리나라는 의사도 간호사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력의 1/3밖에 안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간호사인력법이 있다. 간호사 1인당 일반병동 환자 4명을 기준으로 한다. 야간이나 주말도 똑같다. 어기면 처벌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1등급인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조차 낮에는 간호사 1인당 10~11명을 돌본다. 2등급인 대학병원은 15~17명을 간호한다. 야간에는 더 많은 환자를 돌본다.

■이직률이 높은 이유는.

병원은 3교대로 365일 돌아간다. 주말에 못 쉬다보니 친구와 단절돼 사회생활이 어렵다. 인력부족으로 수직적인 태움·갑질문화가 심하다. 더욱이 병원은 여성이 82%인데 일·가정 양립이 어렵다. 3교대에 맞춰 아이를 돌봐줄 어린이집이 없다. 유휴인력이 없어 출산휴가, 육아휴직도 어렵다.

■해결방안이 뭔가.

보건의료노조는 2012년 국회에 보건의료지원특별법을 발의했다. 지난해에 다시 발의했다. 병원인력을 관장하는 인력원을 만들고 실태조사, 질 관리, 적정인력 기준을 정해야 한다. 현재의 4조3교대 근무를 5조3교대로 개선해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간호사는 낮에 9000보, 밤에 8000보 걷는다고 한다. 야간 노동강도를 낮춰야 한다. 미국식의 프리셉터를 도입해야 한다.

출산휴가, 육아휴직이 자유로워야 한다. 예를 들면 한 병원에서 1년에 100명 정도 출산·육아휴직을 한다면 100명의 경력직을 더 뽑는 '모성정원제'를 도입해야 한다. 인력과 의료수가를 연동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문재인케어에 대한 견해는.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성이 62%다. 문재인케어는 이를 70%까지 보장하겠다 것인데 미흡하다. 80%까지 올려야 한다. 여기에 3600가지 비급여를 모두 급여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병원은 다른 명목의 비급여를 새로 만든다. 정부에서 적정 의료수가를 통해 손해를 보장하겠다는데도 의사단체가 문재인케어를 반대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보다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일뿐이다.

■인력문제 해결, 문재인케어도 다 돈이다.

예전에 집안에 암환자가 있으면 가정이 파탄났다. 보건의료노조는 2005년 '암부터 무상의료' 운동을 시민단체와 벌여 90% 보장성을 이뤄냈다. 현재는 병원비의 95%를 건강보험에서 보장해 주고 있다. 자부담을 5%로 줄였다. 이처럼 건강보험만으로도 병원비를 해결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 민간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 민간보험으로 들어가는 돈을 건강보험으로 내게 하면 된다.

■산별교섭 정상화를 과제로 제시했다.

산업별 단일노조인 보건의료노조는 2004년 근로시간 주 40시간으로 단축할 때 사용자들은 주 6일제를 주장했다. 1만여명의 조합원이 14일간 산별 총파업으로 첫 산별교섭을 통해 주 5일제를 쟁취했다. 2007년에는 언론에서 '아름다운 합의'라고 칭송한 산별합의로 임금인상의 1.8%을 양보해 2400명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1500여명 차별시정, 4000여명의 처우개선을 이뤘다.

하지만 내가 위원장이던 2009년 이후 국립대·사립대병원 사용자들이 산별교섭에 불참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산별교섭을 정상화돼야 한다. 지난해 일자리창출 노사정 공동선언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1만3000여명 인력충원을 합의했다. 

문 대통령도 산별노조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산별교섭, 노정교섭, 노사정교섭을 통해 의료개혁을 이루고 인력문제를 꼭 해결하겠다. 필요하다면 파업투쟁도 불사하겠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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