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그 뜻을 잊지 말자" 고 이은주 지부장 2주기 추모제 진행

by 선전홍보실장 posted Dec 21, 2019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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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는 1221일 경기도 파주시 서현추모공원에서 이은주 열사 2주기 추모제를 진행했다. 이은주 열사는 노조 탄압이 기승을 부리던 2017년 인천성모병원지부 지부장을 맡아 활동하다가 1226일 갑자기 쓰러져 운명해 수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추모제에는 박노봉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님과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장, 원종인 보건의료노조 인부천지역본부장과 인부천본부, 경기지역본부, 서울지역본부 간부들과 인천성모병원지부 간부, 유족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01 (2).JPG  추도사를 하는 박노봉 보건의료노조 수석 부위원장@보건의료노조


추모제는 고인에 대한 추모 묵념과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이어 원종인 인천부천지역본부장이 고인의 약력을 소개로 시작되었다. 박노봉 수석부위원장은 고인은 그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늘 천사 같은 미소로 주변인들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착함 속에 강직함을 갖고 있던 사람으로 그 어려운 시기에 인천성모병원지부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가 가진 정의로움 때문이었다, 그의 정신을 보건의료노조가 영원히 잊지 말자고 추도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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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인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장 @보건의료노조

 

황경희 인천성모병원지부장,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이 고인을 기리는 추모의 인사말을 했다.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은 고인을 기리는 편지글을 낭독했다.

이어 인천성모병원지부에서는 고 이은주 지부장의 공로패를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유족을 대표하여 고인의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통해 절절한 그리움을 표현했으며, 추모의 자리를 마련해준 보건의료노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지부장은 1966년 태어나 1987년 고려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한 뒤 95년 성모자애병원(현 인천성모병원)에 입사했으며, 노동조합의 여성부장과 교육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 후 병원의 경영진이 교체된 이후 관리자들의 악랄한 노동조합 탈퇴 공작에도 꿋꿋하게 노동조합을 지켜왔고 전임 지부장이 사측의 노조 탄압으로 인해 부당하게 해고된 어려운 상황에서 10명 조합원과 함께 지부장을 맡아 혼신의 힘을 다해 노동조합을 지켜왔다. 더욱이 그는 교대근무와 지부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강행군을 해야했다.

20171219일 인천성모병원 돈벌이 경영 중단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출근 캠페인에 나오던 중 빙판길에서 넘어져 복숭아뼈가 골절되는 사고가 있었다. 20171226일 병가 중이던 고인이 집 안 현관 앞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하였으나 이미 운명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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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희 인천성모병원 지부장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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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는 1221일 경기도 파주시 서현추모공원에서 이은주 열사 2주기 추모제를 진행했다- 홍명옥 지도위원@보건의료노조


 

 

<홍명옥 지도위원의 편지글>

 

지부장님, 어떻게 지내세요?

벌써 2년이네요. 우린 1년 사이에 또 일들이 많았어요. 다 알고 계시죠?

 

우린 이제 병원에서 노조에서 좋은 일들이 생길때마다, 안 좋은 일들이 생길때마다 기쁨과 동시에 슬픈 사람들이 됐어요. 수시로 슬프고 수시로 눈물이 나고 그 때마다 지부장님 이름을 불러요.

 

조합원이 한 명이라도 가입하고, 소식지 돌리며 열심히 고생하는 간부들 마음 알아주는 직원들 예쁜 반응 보이면 팔랑팔랑 기운이 솟고 기분이 좋아 지잖아요. 이런 날이면 지부장님은 아마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랬겠죠~ “아유 오늘 기분 너무 좋다, 우리 오늘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정봉언니가 두 달 후면 정년퇴직이잖아요. 지부장님 있었으면 벌써 바람 잡아서 어디라도 우리끼리 촉촉한 기념여행 다녀왔을 거에요. 그러고도 2월이면 아쉽다고 한 번 더 가자고 하시겠죠. 우린 아직 미적미적만 하고 있어요.

 

민주노조활동보장, 해고문제 해결 합의하고 조인식 하던 날, 15년 만에 우리 노조창립32주년 기념식 하던 날 ...... 펑펑 눈물만 났어요.

 

요즘 투쟁백서를 준비하면서 여기 저기 저장된 자료와 사진들에서 줄곧 등장하는 지부장님을 여러 날 마주해요. 울다가 웃다가를 연거푸 하는 날들이었어요.

 

딸 여의시고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 드나드시면서 특별한 진단명도 없이 식사도 못하시고 1년 넘도록 앓아누우셨던 어머님, 지금이라도 연경이 앞세우고 반찬 잔뜩 싸들고 저 현관문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고 하시는 아버님, 몸이 아파 병원 갈 때 제일 사무치게 많이 생각나신다고, 딸 있을 땐 그 모든 걸 다 알아서 챙겨줬는데 이젠 몸소 해야 하니 영 많이 생각나신다는 어머님 아버님.

 

지부장님 떠나고 1년은 차마 부모님 찾아뵙는 것도, 전화 드리는 것도 도저히 할 수가 없어 우린 아무것도 못했어요. 우리들 얼굴 보면, 목소리 들으시면 지부장님 생각에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실까 하는 마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전전긍긍만 했지요.

 

지난 5, 어버이날이 있던 가정의 달 5월에 딸이 너무 그리워 홍선생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전화하셨다는 아버님 전화 한 통에 저는 온 마음이 무너져 내리고 너무 부끄럽고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그제야 겨우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죄송한 마음 털어놨습니다. 아버님 다니시던 직장 근처 맛있는 고기집에서 식사도 같이 했어요. 우리 간부들 모두 맛난 식사 한 번 사 주신다고 날 좀 잡아보라고 하시는데 우리가 날짜를 못 잡고 있네요. 모여서 식사하는 날 우린 또 지부장님을 기억하며 이름을 부를 거에요.

 

오늘 추모제 준비하면서 연경이 아기 갖은 좋은 소식 듣고 너무 기뻤어요. 지부장님이 얼마나 기쁠까 또 많은 생각에 눈물이 났어요.

 

지부장님, 우린 아마 앞으로도 매년 이렇게 종알종알 수다를 준비해서 올 거에요. 슬픈 얘기보다는 지부장님하고 함께 기뻐 할 수 있는 소식들을 많이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나서 우린 허전함과 슬픔을 가눌 길 없지만 하늘에서 늘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신다고 믿고 지부장님 생각 많이 하면서 열심히 잘 살게요.

 

지부장님도 그 곳에서 기쁘고 행복하게 지내셔요. 그리고 이승에선 없는 그 곳 만의 특별한 힘으로 우리 잘 살펴주시고, 특히 아버님 어머님, 연경이와 사위, 내년에 곧 태어날 아가 모두 잘 보살펴 주세요.

곧 다가오는 성탄절이 지부장님 생일이죠? 미리 축하해요!

Happy birthday to you!!

지부장님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19. 12. 21. 홍명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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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장@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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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성모병원지부는 고 이은주 지부장게게 공로패를 수여하고 유족에게 대신 전달했다@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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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는 1221일 경기도 파주시 서현추모공원에서 이은주 열사 2주기 추모제를 진행했다@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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