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노동절 130주년 맞이 인천지역 기자회견에 참가한 가천대길병원지부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
세계노동절 130주년을 맞이해 민주노총 인천본부가 28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가천대길병원지부는 병원에서 자행되고 있는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과 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촉구했다.
2년 전 가천대길병원에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지부가 만들어졌다.
가천대길병원에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 할 만큼 가천대길병원은 지역사회와 의료분야에서 악명이 높았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잦은 의료사고, 전국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이지만 동네 병원보다 나을 것이 없는 임금수준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병원의 갑질과 노동탄압에 견디다 못한 노동자들이 민주 노동조합을 만들고 갑질과 노동탄압에 경종을 울렸다. 20여명으로 시작한 노동조합은 순식간에 수백명으로 늘어났고 교섭난항으로 파업에 들어가자 조합원 숫자는 1500여명까지 늘어났다. 그 결과 가천대길병원의 노동환경은 그 전과 비교해 많이 개선되었고 환자들을 향한 의료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파업이 끝나고 부서로 돌아간 조합원들을 병원이 관리자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승진을 앞둔 간호사들에게는 “너는 승진 안 할거야? 왜 아직도 노동조합 탈퇴 안 했어?”라고하고 임신이나 육아휴직을 앞둔 간호사들에게는 “곧 부서이동이 있는데 노동조합 탈퇴라도 해야 내가 위에 이야기할 명분이 생기지”라고 했다. 새로 입사한 간호사들에게는 “너희가 뭘 안다고 노동조합에 가입해? 나중에 일 더 배우고나서 그때 해”라며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하고 있다. 관리자급 간호사가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 팩스번호가 적힌 탈퇴서를 주며 노동조합 사무실과 병원 인사노무팀으로 보내라고 강요해 한 달에 수십명의 노동조합 탈퇴서 팩스를 받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병원이 노동조합 동의 없이 임의적으로 조합비를 공제를 중단해 간호부의 탈퇴공작을 기정사실화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돕고 있다는 것. 자치조직인 노동조합의 내부절차를 무시한 채 사측이 일방적으로 조합원숫자를 임의적으로 확정하고 노동조합을 약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자 노동조합 탄압이다.
세계노동절 130주년 맞이 인천지역 기자회견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
세계노동절 130주년 맞이 인천지역 기자회견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
최근에는 한술 더 떠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기 위해 단체협약에 명시된 공가를 요청하자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회의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공가를 줄 수 없다며 노동조합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 병원은 직원들의 안전을 핑계대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어 자가격리된 직원에게 공가는커녕 개인 휴가를 소진하라고 말하는 병원이 과연 진심으로 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걱정해서 노동조합의 대의원대회 공가를 부여하지 않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가천대길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부서장의 보복성 탄압과 감염우려의 방치다.
2년 전 가천대길병원에 민주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나섰던 초기 주체는 시설팀 직원들이었다. 가천대길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가장 열악한 처우와 갑질에 시달렸던 시설팀 직원들이 견디다 못해 보건의료노조의 문을 두드렸고 그 결과 지금의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에 대한 보복인지 언론에 곰팡이 가득하고 무너질 지경으로 열악한 시설팀의 탈의실이 보도되자 아예 탈의실을 철거해 3평 남짓한 곳에 12개의 캐비넷을 구겨넣어 캐비넷 문을 열면 사람이 지나갈 수도 없는 공간을 만들어버렸고 샤워실 개선을 요구하자 본관에서 300여미터 떨어진 직원주차장 건물로 샤워실을 옮겨 버렸다.
코로나19로 감염병 예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주의가 높아진 지금 오히려 병원의 각종 시설을 점검 보수하면서 오염된 직원들을 씻지도 못한 채 그대로 병원 안과 밖으로 출입하도록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그나마 시설팀 직원들이 병원이 오염된 근무복을 세탁해주지 않아 세탁기를 구해다가 설치했는데 시설팀장은 이것마저 임의 설치된 것이라며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직원들과 노동조합이 샤워실과 오염된 근무복 세탁을 요구하자 병원은 본관에 공간이 없다고 하지만 공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고 시설팀의 요구를 들어주기 싫은 것이다.
또한 병원은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곳이기에 시설팀 직원들 역시 교대형태로 야간근무를 한다. 야간근무는 국제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규정할 만큼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기 때문에 휴식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시설팀장은 밤샘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잠시 몸을 쉬었던 소파마저 철거해버렸다. 휴게시간이 있어도 쉴 곳이 없어진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노동조합을 혐오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혐오는 범죄다. 가천대길병원은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와 탄압, 탈퇴공작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세계노동절 130주년 맞이 인천지역 기자회견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
[기자회견문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