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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by cmc노동조합 posted Jun 29, 2002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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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성모병원 공권력 투입과 남용에 대한 우리의 입장

6월은 예수 당신을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들을 용서하시고 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셨을 뿐만' 아니라 '죽기까지' 사랑하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성심성월입니다. 그리고 민족사적으로는 월드컵 4강의 신화 속에서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새로운 민족적 부흥의 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한 때입니다.
그러나 지난 6월 25일(화) 새벽 1시 10분 경 명동성당 안에 공권력을 투입하여 발전노조 이호동 위원장과 김순섭 수석부위원장을 강제 연행해 간 소식을 접하며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온 국민의 눈과 마음이 월드컵에 쏠려있는 틈을 이용하여 명동성당에 공권력을 투입한 현 정권에 대해서도 실망과 분노를 지울 수 없습니다.
명동성당은 힘없는 많은 이들에게 피난처가 되어왔고 과거 독재시절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굳건하게 지켜낸 자리였기에 양심과 사회·도덕적 상징으로 국민들에 의해 민주화운동의 성역으로 인정된 곳입니다.
그러하기에 김대중 정부가 공권력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명동성당을 침탈한 것은 스스로 인권과 국민의 정부라는 그간의 허울을 벗어 던지고 과거 독재정권이 걸었던 불의의 길을 충실히 따르겠다는 강력한 선언에 다름 아닙니다.
그동안 사회 약자들과의 연대에 충실하지 못했고, 발전산업의 해외매각 저지를 요구하며 교회에 피신해 온 사람들을 지켜주지 못한 채 억압받는 이들이 그리고 이들을 위한 '성역'이 공권력에 짓밟히는 상황을 방관해온 우리 스스로의 무기력함도 참회합니다.
그러나 인권을 옹호하고 약자들을 보호해온 교회의 전통은 무너질 수 없으며, 성역마저 무너뜨리고 공권력을 남용하여 대결국면과 탄압국면을 이어갈수록 이 정권의 종말도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또한 6월 24일 주로 여성 노조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는 경희의료원과 강남성모병원에 경찰력 수백 명을 배치하고 사복조를 투입하여 노조간부를 연행하려 한 사태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릅니다. 폭력에 의해 되풀이되는 악순환이 불러올 엄청난 결과에 대해 공권력뿐만 아니라 병원 측 사용주도 그 책임을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현재 병원노조 파업과 관련하여 노사 모두가 그리스도의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하며 그 어떠한 경우라도 폭력을 통한 해결에는 반대함을 강력히 천명합니다.


2002 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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