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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자료



서울대병원지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2001년 투쟁에 대한 중간평가

by 서울대학교병원지부 posted Jul 27, 2001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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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동조합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서울대병원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이래 최장기인 13일간의 파업을 통해서도 퇴직금누진제를 사수할 없었던 점에 대해 정말 안타깝습니다. 올해 많은 분들이 서울대병원 투쟁을 지켜보시면서 의문을 가졌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내부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고 왜곡으로 점철된 보도를 보면서 더더욱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지부 간부들은 서울대병원의 2001년 상반기 투쟁에 대해 정확하고 면밀한 평가를 한 뒤 상황일지와 함께 평가내용을 공개하려고 했으나 지부장을 비롯한 간부 2인(현정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제외)이 체포영장 발부, 연행, 지부장 구속이라는 정부의 각종 탄압으로 평가가 늦어져 이제서야 평가의 관점과 중간 평가, 임시총회 상황일지(첨부자료)를 올립니다.
이것이 각 사업장의 투쟁의 평가에 도움이 되고 정부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투쟁에 대한 타산지석이 되어 이후 구조조정의 투쟁방안 마련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올해 투쟁의 성격에 대해

정부의 퇴직금누진제 폐지 방침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방침으로 IMF이후 계속된 것이었다. 2000년 말까지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폐지되었다. 보건의료노조 사업장 중에서도 지방공사의료원의 경우 누진율을 삭감하는가하면 보훈병원과 원자력병원에서도 정부의 온갖 탄압과 회유로 2000년 말 폐지되었다.
올해 초부터는 모든 언론을 통해 국립대병원에 집중 공격하고 매도하였다. 또한, 교육부 지침을 통해 조합원 개개인에게 '퇴직금 단수제 도입 동의서'를 쓸 것을 갖은 회유와 협박을 하며 강요였다. 즉 정부와 병원은 더욱 조직적이고 악질적으로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분리시키며 현장을 흔들었다. 이런 점에서 올해 투쟁은 교육부의 '퇴직금 누진제 폐지'강요로 나타난 김대중정부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총공세에 대항한 투쟁이었다.

이런 투쟁의 성격에 대한 인식은 보건의료노조 차원에서도 함께 하였다. 그런데 올해 과연 이런 투쟁의 성격에 맞는 투쟁을 준비했던가?
김대중정부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총공세를 막아내는 것에 대해 한 개 지부만의 투쟁 또는 투쟁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지 않는 몇몇 지부의 동시 파업으로 가능한 것이었나?

***** 퇴직금 누진제 문제를 둘러싼 서울대병원 상황

서울대병원에서 퇴직금누진제 폐지 문제는 99년부터 쟁점이었고 올해 보건의료노조에서 정리한 추후협의 방식은 99년 서울대병원 노사 합의한 방법이었다. 이에 대해 병원은 '노동조합에게 속았다'라고까지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 서울대병원지부의 13일간의 파업투쟁에 대해

14년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역사상 13번의 파업을 했지만 13일간의 장기파업은 최초였다. '96, '97년 노개투 파업, '87년 첫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7일간의 파업 외에는 거의 하루 파업이었고 2000년에 처음으로 5일간 파업을 했었다. 올해의 경우 장기적으로 갈 것이라고는 했으나 13일이 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조합원의 투쟁 의지로 최선을 다한 투쟁이었고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역사상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01년 투쟁을 준비하면서 조합원과 어떻게 함께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 임시총회와 조합원 분임토의…

올해 2001년 투쟁을 '구조조정 저지투쟁'이라고 규정하고 '구조조정 투쟁은 한해만의 투쟁이 아니다. 이후 계속될 구조조정 투쟁에 중심, 조합원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구조조정 투쟁의 맹점이 결과에 상관없이 조직이 분열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라는 인식을 함께 하였다.
이러한 고민 속에 투쟁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어떻게 하면 조합원과 함께 할 것인가?', '투쟁의 시작과 끝 등 모든 결정을 조합원과 함께 해야하는데 조합원을 어떻게 투쟁의 주체로 세울 것인가?'를 고민했었다. 그 방법으로 '파업투쟁을 단순한 파업이 아닌 임시총회투쟁으로 만들자'라고 생각하고 그 방법으로 '조합원 분임토의'를 주요 일정으로 하였다.
여기에서 현실적인 고민이 '2층 로비 장소는 좁은데 1,000여명이나 되는 임시총회에 참석한 조합원의 분임토의를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였다. 좁고 소란한 장소, 분임토의에 대한 경험부족 등 다소 문제점이 있었으나 분임토의를 통해 조합원은 퇴직금누진제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손실이나 돈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노동자 목줄 죄고 공공의료 말살하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문제로 자각하고 투쟁의 의지를 드높여 나갔다.
이에 따라 핵심요구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정신에 정면 위배되는 선택진료제 폐지, 자동승급제 쟁취, 유니온 샵 쟁취 등이었다.
그리고 체포영장 발부, 공권력 투입 위협 등 정부와 병원의 갖은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임시총회 10째인 6월22일 투표를 통해 조합원 스스로 주체로 나서면서 구조조정 투쟁이 한해에 끝날 투쟁이 아니라는 것과 서울대병원지부만의 투쟁으로 될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하면서 '올해 투쟁의 결과에 상관없이 조합원은 살아있다는 것과 이후 투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투쟁을 해야한다.'라고 했고 실제 퇴직금누진제는 사수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투쟁했다.

***** 기존 직원을 위해 신입 직원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

13일 투쟁의 중간시점인 19일경에는 노동부에서는 '우리가 공권력 투입을 막고 있다. 교섭을 잘해라'며 위협을 비롯해 언론 등 각계 각층에서는 공권력 투입이 예상된다는 보고가 들려왔다. 차수련 위원장 또한 이날 파업대책본부회의에서 공권력 투입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밤샘교섭을 통해서라도 가능한 오늘 타결을 할 것을 이야기하셨다.
그후, 19일, 20일 실무교섭에서 병원의 입장은 '단수제 도입에 대해서는 7월 1일 이후 신규 입사자에 대해서는 단수제 적용하고 재직직원은 3개월내에 전향적으로 합의하여 개선한다.'였다.
지부장 체포영장 발부, 공권력 투입의 위협, 직권중재 등의 급박한 분위기에서도 파업대책본부회의에서는 병원안에 대해 '신규직원을 희생 발판으로 기존 직원의 이익을 지키는 것은 노동조합 기본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고 또한 신규직원과 재직직원을 분리하는 것은 이후 노동자를 분열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퇴직금누진제 사수투쟁에 임했다.

***** 투쟁속에 성숙하고 발전하는 조합원!

노동자는 투쟁 속에서 더욱 성숙하고 발전하여 진정한 노동자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투쟁이었다. 무엇보다도 대정부투쟁속에서 반노동자적인 정권과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본질을 깨닫게 되는 질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그 동안 의료개혁 투쟁에 있어서 조합원 실이익에 조합원이 주체로 서지 못한다는 것이 큰 한계였다. 그런데 올해 투쟁의 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과감히 깨고 선택진료제 폐지를 핵심요구로 하며 끝까지 투쟁하였다.

***** 대리전 양상을 띤 김대중 정부의 총공세에 맞선 구조조정 저지투쟁

13일간의 투쟁속에 또 하나의 각성은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의 투쟁이 항상 대정부투쟁이긴 하지만 구조조정 저지 투쟁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투쟁이라는 것이다. 올해 보건의료노조에서는 가장 큰 조직이고 지금까지 해 본적이 없는 장기투쟁을 했지만 서울대병원지부만의 투쟁 즉, 하나의 지부만의 투쟁으로 '퇴직금 누진제 폐지 강요로 나타난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저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 서울대병원투쟁 대리전 양상으로 나타나 ...

더욱이 지방 국립대병원장들은 '추후논의'라면서 그 결과를 서울대병원에 미루는 식으로 대응하여 사실상 서울대병원투쟁이 대리전 양상이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속에서 한 지부 차원에서 교육부, 국립대병원 등 전체를 대상으로 투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절감하였다.
거기에다 시시때때로 들어오는 '마무리해야 된다'는 주위의 압박들. 13일간의 서울대병원파업 투쟁은 이러한 총체적인 공세 속에서 맞선 투쟁과정이었다.

***** 올 2001년 투쟁의 평가의 관점과 이후 과제에 대해

올해 초부터 퇴직금누진제 사수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저지라는 인식은 보건의료노조차원에서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응은 보건의료노조 전체 차원에서 대정부투쟁을 한 것이 아니라 지부 차원의 투쟁이었다.
국립대병원지부장회의에서 퇴직금누진제에 대한 입장은 '최선을 다해 사수한다. 그리고 조직적 상황에 따라 이후 같이 판단한다.'이었다.
또 국립대병원지부 투쟁도 파업 시기에 대해서도 최대한 일치시키지만 지부 차원의 사정을 고려하였고 타결도 마찬가지였다. 정부지침철회라는 대정부투쟁을 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노조 차원의 전국투쟁, 전체가 같이 투쟁하고 마무리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는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그 구체적 사안은 각 사업장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할지라도 정부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노동자 죽이기의 양상으로 말이다. 그런데 우리의 투쟁은 아직도 협소하다.
그리고, 그 투쟁을 평가할 때는 현안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만을 중심으로, 그 지부만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할 때 어느 누가 이후 구조조정 투쟁에 떨쳐 일어날 것인지 의문이다.

올해 투쟁을 중간점검하며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저지'라는 투쟁의 목표 속에 보건의료노조 전체 2001년 상반기 투쟁을 철저치 재조명, 평가하고 이후 계속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저지 투쟁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또, 올해 서울대병원지부의 최선을 다했지만 퇴직금누진제를 사수할 수 없었던 투쟁의 한계에 대해 하나의 지부 문제, 지부 차원의 평가가 아니라 보건의료노조 전체의 문제, 이 땅 노동자의 문제로 바라보면서 평가하고 이후 투쟁의 발판을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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