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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않습니다...

by 군산개정병원지부 posted Apr 23, 2001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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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은 멈출 수 없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보건의료노조 군산개정병원지부입니다.

그 동안 저희 투쟁에 항상 함께 해 주신 모든 동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토요일(4월 21일) 오전 11시 30분에 악질사업주 이상용과 그의 하수인인 한영희의 선고 공판이 있었습니다.
선고 공판 이틀 전에 있었던 재판에서 검사는 이상용에게 징역 3년을, 그리고 한영희에게는 징역 1년 6월 구형하였습니다.
보통 재판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구형 이틀만에 열린 선고 공판에서 담당 판사인 김종춘 판사는 이상용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한영희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습니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상용이 이미 이사장직에서 사임을 하였고 반성을 하고 있는 점, 한영희는 그 범죄 가담정도가 미약하다는 점을 참작하여 각각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하였습니다.

개정병원지부 조합원들은 25개월동안 임금을 체불 당하고 2년이 넘는 투쟁과 500일에 가까운 천막농성, 그리고 법원 앞 노상에서 6인의 동지가 목숨을 걸고 20일동안 단식농성을 진행한 끝에 있었던 이번 재판의 결과를 도저히 납득 할 수가 없어 재판이 끝나고 모든 조합원이 지원장실로 몰려갔습니다.

개정병원지부는 지원장실로 가서 이번 재판의 결과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밝힐 것을 요구하며 지원장과 이상용을 보석으로 풀어준 김영학 판사, 그리고 이번에 이상용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한 김종춘 판사 등 3인과 노동조합 대표단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지원장실 앞 복도에 모든 조합원이 주저앉았고 이 과정에서 개정병원지부 조합원 1인이 울분을 참지 못하고 통곡을 하시다가 실신을 해서 119 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나가기도 하셨습니다.
군산 지원장은 조합원들의 요구에 면담을 응하겠다고 하면서 노동조합 대표단을 꾸릴 것을 요구하였고 노동조합에서는 면담에 들어갈 대표단을 꾸리고 있던 중 갑자기 수십여명의 법원 직원들이 지원장실로 와서 지원장을 호위하면서 지원장을 밖으로 빼돌렸습니다.
이에 조합원들은 지원장실 앞에서 이동하지 않고 지원장이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그 자리에 계속해서 앉아 있었으며 군산 지원에서는 지원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고 조합원들을 지원 밖의 동지들로부터 고립을 시켰습니다.
그 시간 지원 밖에서는 당초 군산경찰서에서 열기로 한 김대중 정권 퇴진 전국 동시다발 결의대회를 진행하기 위해 모여있던 동지들이 경찰서 일정을 취소하고 군산 지원 앞으로 몰려와 집회를 진행하였고 지원 안에는 전경버스 10여대와 수백명의 전경들이 집회대오와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군산지원 직원들은 지원장실 앞에서 지원장을 기다리고 있는 개정병원지부 조합원들에게 지금 지원을 나가지 않으면 공권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조합원들을 협박하였지만 조합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되고 우리가 납득할만한 면담내용이 있기 전에는 이 자리를 벗어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군산지원에서는 지원 안으로 들어오려는 모든 사람을 통제하였고 음식물 반입도 못하게 하였으며 심지어는 우리의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온 KBS 기자들에게도 촬영을 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조합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오늘의 재판 결과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두명의 남자가 조합원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전에 아무런 말없이 사진을 찍어댔습니다.
조합원들이 그 사람들로부터 카메라를 빼앗고 신분을 확인 한 결과 예전부터 개정병원 투쟁을 이상용씨를 옹호하는 내용으로 편파, 왜곡 보도한 전북지역의 지방지 기자들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공영방송인 KBS 기자들까지 통제한 군산지원과 경찰이 사용자 편에서 기사를 쓰는 지방지 기자들을 출입시킨 건 권력과 자본이 어떤 식으로 유착되어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계속해서 흘러도 조합원들이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대오를 유지하자 군산경찰서장과 정보과장 등이 조합원들에게 와서 중재에 나섰고 군산지원의 모 부처 과장이라는 사람이 지원장 면담을 주선 할 테니 면담 후 지원을 나가줄 것을 면담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노동조합측에서는 전제 조건이 있는 면담은 할 수 없다고 경찰서장과 군산지원의 간부에게 전했고 지원측에서는 우리의 요구대로 전제 조건 없는 지원장 면담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퇴근을 하여 외부에 나가있던 지원장을 다시 군산지원으로 데리고 오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여 지원장과 담당판사 면담을 요구하며 지원장실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기 시작한지 7시간만인 저녁 7시경에 지원장 등 3인과 노동조합 대표 4인의 면담이 이루어졌습니다.

1시간여정도 진행된 면담에서 지원장은 개정병원 조합원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하였고 조합측 대표단은 지역의 기관장으로서 개정병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 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며 지원장은 이상용의 항소심을 맡게될 변호사에게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동조합 측의 입장을 대변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지원장과의 면담을 끝낸 후 조합 간부들과 조합원들은 회의를 하고 일단 오늘은 지원에서 나가 이후 투쟁을 계획하기로 하고 저녁 8시 30분경에 지원 밖으로 나왔습니다.
지원 밖에서는 오후 2시부터 집회를 하고 있던 동지들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고 지원 앞 단식 농성장에서 간단하게 집회를 한 후 그날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2년이 넘게 투쟁을 해 오고 500여일에 가까운 천막농성을 하고, 또 6인의 동지가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노상에서 단식을 진행하면서 그 중 3인의 동지가 병원에 실려 가는 그런 상황에서 이상용의 판결이 집행유예로 나왔지만 우리의 투쟁은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이상용은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임금을 체불하여 군산노동사무소에 노동조합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조사중에 있고 은행에서 불법 차입한 14억 6천만의 사용처를 밝히지 못해 노동조합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군산경찰에서 조사중에 있습니다.

저희 지부에서는 지금 현재 조사중인 노동사무소의 체불건과 경찰의 횡령건에서 반드시 이상용을 재 구속시키겠다는 일념으로 계속해서 투쟁을 진행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희 투쟁에 함께 해 오셨던 전국의 수 많은 동지 여러분!!
저희 개정병원지부는 이상용이 재구속되고 개정병원이 정상화되는 그 날까지 투쟁을 진행 할 것입니다. 그 길에 동지 여러분들께서도 항상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1년 4월 23일
보건의료노조 군산개정병원지부 조합원 일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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