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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코로나와 싸운 1년, 우리들의 땀과 눈물’ 조합원 수기집 발행

by 선전홍보실장 posted Jul 13, 2021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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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코로나와 싸운 1, 우리들의 땀과 눈물조합원 수기집 발행


우리는 세상을 떠받치는 엄지 발가락


보건의료노조, 공모전 당선작을 모아 조합원 수기집 발행


코로나 19 영웅에게 정당한 보상을, 공공의료강화ㆍ인력 확충 지금이 골든 타임한 목소리

 

1년 넘게 코로나 19와 맞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보건의료 현장 노동자들의 절절한 심정을 담은 수기집이 나왔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는 지난 7일 코로나 19와 맞서 싸운 병원 현장 조합원들의 땀과 눈물의 목소리를 담은 수기집을 제작하여 발행했다.

신국판 형 160여쪽, 비매품으로 발행된 조합원 수기집에는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우리는 죄인이 아니다(익명, 공공병원지부)”를 비롯하여 4편의 우수상 작품과 20편의 입선 작품 등 주옥같은 글들이 실려 있다. 응모작들은 부족한 인력으로 코로나 19와 싸우면서 겪었던 어려움, 대부분의 병원 현장에 만연되어 있는 PA제도의 심각성, 부실한 공공의료 체계의 문제점, 교대근무의 어려움에 대한 글들이 많았으며,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눈물겨운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별첨 자료 참조).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510일부터 615일까지 코로나19와 싸운 1, 우리들의 땀과 눈물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조합원 체험수기 공모 사업을 진행하였다. 체험 수기 공모는 다음과 같이 5가지 세부 주제(코로나19 1년 의료현장,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의사, 약사 등의 인력 부족 및 의료인간의 불명확한 업무범위로 인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불법(무면허)의료 실태 직종별 현장인력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과 문제점 교대근무(야간)노동자로서의 어려움과 고충 생명, 안전업무에 비정규직을 고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의료현장의 고충과 문제점)에 대해서 작성하도록 했다.

조합원 수기 공모전에는 조합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59편의 원고가 접수되었다. 보건의료노조 중앙집행위원회 위원들이 심사를 진행하였고 최우수상 1(상금 100만원), 우수상 4(50만원), 입선 20(10만원)을 선정하였다. 아울러 참가자 전원에게는 2만원을 지급하였다. 이들 작품 중에서 최우수상, 우수, 입선작 등 모두 25편을 이 자료집으로 엮었다. 병원산업의 특성상 환자 정보나 응모자의 불이익 등을 고려하여 자료집에는 가명을 사용하거나 사업장을 익명 처리한 작품도 있다. 수기의 특성을 고려하여 분명한 오자와 빠진 글자, 아주 어색한 표현은 수정한 것 외에는 최대한 응모자가 제출한 원문을 그대로 실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 자료집을 200개 지부에 배포하였으며, 이후 국회의원 및 시민사회단체 등에 배포하여 코로나-19와 싸운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실상을 알리고, ‘코로나 19 영웅에게 정당한 보상을, 공공의료 강화ㆍ인력 확충 지금이 골든 타임임을 강조하며 인력확충과 공공의료 확충이 필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아울러 일부 수기 내용 등은 활용하여 만화와 영상으로 제작하여 보건의료노조의 2021년 주요 요구를 알리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보건의료노조가 조합원 수기 공모사업을 한 것은 산별노조 창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보건의료노조의 전신인 전국병원노동조합연맹(위원장 박문진) 시절인 19961회 병원노동자 글사진 공모전을 진행한 바 있고 자료집민들레처럼을 발행한 바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2021년 보건의료인력확충, 불법의료 근절, 교대근무제 개선과 주4일제 시행,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고용보장,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공공의료 확충, 산별교섭 제도화를 요구하며 산별중앙교섭과 대정부 교섭을 벌이고 있으며,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92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1713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별첨] 보건의료노조 2021년 조합원 수기집 일부 내용

 

보미야. 니 잘못이 아니야. 우리 진짜 1년 동안 땀도 흡수 안되는 보호복입고 100킬로도 넘는 환자 기저귀 갈면서 숨막히게 일했어. 내가 알아. 우리병동 간호사들이 다 안단 말이야. 물 먹으면 화장실 가야해서 환자를 보는 시간이 줄어들까봐. 물도 안먹고 소변도 참으면서 우리 1년을 살았어. 온 몸이 땀에 쩔고 숨이 막혀도 그동안 잘해왔잖아. 니 잘못이 아니야

간호사의 처우 또한 2015년 메르스때와도 변한게 없다. 정권이 바뀌고 6년이나 흘렀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환자를 돌보는 점은 여전하다. 대부분이 신규간호사인 병원 안에서, 목숨을 걸고 환자를 돌보며, 동료는 계속 떠나가고, 연락도 되지 않는 의사의 잘못된 처방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환자에게는 그저 죄송하다는 말만 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이 현실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코로나 전담병원은 코로나 병동도 힘들지만 일반병동도 그만큼 힘들다. 코로나로 몇몇 병동이 폐쇄 되다보니 중증도가 높고 입·퇴원이 많은 환자들이 일반병동으로 몰려 그쪽 간호사들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간호사를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죄인이 아니다. 우리는 노예도 아니다. 또한 우리가 바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그저 안전한 환경속에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 안전하길 바라는 열망 하나 가지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죄인이 아니다’-김보건(가명, ○ ○ 병원지부)

 

처음 입어보는 방호복. 사전에 유튜브 검색을 통해 입는 순서를 보고 또 보고 머릿속으로 수십 번 시뮬레이션을 하고 들어갔지만 막상 올라가니 기억이 하나도 나질 않았다. 결국 벽에 붙어 있는 방호복 입는 순서를 보고 따라 입었다. 긴장이 배가 돼 더욱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숨을 쉬고 싶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사랑하는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보고 싶었다. 제발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집에 돌아 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엄마 씩씩하게 잘 싸우고 돌아갈게!’ 어느 순간 온 몸은 땀범벅 이었고, 고글에 습기가 차 앞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떨리는 첫 검사는 이렇게 끝이 났다. 혹시나 실수 한건 없었을까, 방호복을 제대로 입은 건 맞았을까 끝나도 끝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으로 집으로 돌아왔고 아이들은 엄마 잘 싸우고 왔냐고 내게 달려와 안기려 했지만 난 안아줄 수 없었다. -무슨일이고?’ 노모은, 조선대학교병원지부

 

나와 동료들은 통풍이 되지 않는 방호복을 착용한 채 몇 시간이고 환자들을 간호하고, 얼핏 봐도 무거워 보이는 전동식 호흡장치(PAPR)을 이고 지며 묵묵히 격리 병동 내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땀에 푹 젖은 채로 지쳐 나가떨어지는 모습은 어느덧 익숙해졌다. 이런 소모전이 1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으나 불평을 터뜨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지의 질병에 대한 두려움은 잊은 지 오래였으며, 오직 환자의 생명만을 붙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고글과 마스크로 얼굴은 짓무르며 영광의 훈장과 같은 상처가 남기도 한다. 어느덧 6월이다.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우리의 시간은 언제나 2019년의 겨울에 멈추어있다. 신록이 우거지고, 태양이 뜨겁고, 땀이 비 오듯 흐르지만 우리에게 지금은 여전히 차디 찬 겨울이며 우리가 서있는 이 곳은 지독한 눈보라가 몰아치는 설국이다. -겨울 속에서 여름에게’-장효정, 공주의료원지부

 

 

대구에 파견 가 있는 4주 동안 호텔만 4군데를 옮겨 다녔는데 첫 숙소에서의 일이었다. 다행히 우리 공단 본부에서 병원 근처 한 호텔을 알아봐 주셨는데 하루를 지내고 쫓겨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코로나19 환자를 보는 의료진들이라는 말을 듣고는 더 이상 투숙이 힘들다고 했다. 처음엔 내 귀를 의심했다. 대구에 있는 환자들을 위해 타 지역에서 지원을 나온 사람들에게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상식적인 것이 통하지 않았다. 기본적인 의학 지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 의료인들도 코로나19가 두려운데, 일반인들이 느끼는 코로나19의 공포는 엄청났을 것이다. -‘지구촌을 집어 삼킨 COVID-19’ 박영미, 근로복지공단의료창원병원지부

 

밤번은 진이 빠지고 기름을 빼는 일이었다. 오죽했으면 무덤번(graveyard shift)’이라 불렀겠는가무덤은 죽은 사람의 시신을 매장하는 곳을 말하는데 내가 20년 이상 했던 나이트 근무를 우리의 대선배도 무덤번이라고 불렀다니 세월이 많이 지났음에도 교대 근무자들이 겪는 몸과 마음의 피로는 현재에도 진행중이다. X-세대 나와 동료들이 지나온 무덤번. 이제는 찬란한 햇살이 눈부시던 봄날의 기운이 가득하면 좋을텐데. MZ세대 간호사들은 밤근무를 유독 더 힘들어하는 것 같다.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가장 심한 근무이기 때문이다. 대학병원의 모든 검사 및 처치, 수술은 정규 근무시간에 이루어지지만 수혈과 응급수술, 심폐소생술, 폭력적인 보호자의 민원, 병실의 환경적 문제(수도, 화장실, 전기 , 침대고장 등)의 역사는 밤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각부서의 당직자는 존재하지만 밤시간에 즉각적인 해결은 어렵다. 밤번 간호사가 해결할 수 없는 까다로운 환자 및 보호자의 민원에 시달리게 되면 그 밤의 근무는 전쟁터가 되었다. -‘여러분 무덤번을 아시나요?’ 정은진, 전북대학교병원지부

 

나는 외과병동에 10년 근무 후, 비뇨의학과 PA4년간 일했다. 비인기과인 비뇨의학과에는 전공의가 없고, 두 달에 한 번씩 인턴을 배정 받는 인력이 전부다. 인턴을 배정받지 못하는 달에는 내가 고스란히 인턴의 역할을 해야만 했다. 의료 행위 시 위험을 감수하며 인턴의 빈자리를 채웠고 불법의료행위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었다.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료사고가 날까 늘 두려웠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환자들에게 검사와 치료를 하였다. -‘나는 의사 가운을 입은 반쪽자리 간호사정은경, OO병원지부

 

 

국민들은 코로나19 진료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덕분에를 외친다. 하지만 의료진은 엄지발가락이다. 가장 힘든 곳에서 그리고 가장 아래에서 세상이 무너지지 않게 코로나의 최전방을 떠받치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게 지지하고 있는 엄지발가락이다. -‘수많은 내일이 완벽하게 오고 있는 길이 있다’-심보화, 부산대학교병원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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