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길병원 파업 사태가 일주일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지역사회가 병원측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천대길병원 파업 9일차인 28일 오후 2시 인천지역연대와 민주노총 인천본부가 기천대길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천대길병원은 노동조합과 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하루 속히 파업 사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인천지역연대 가천대길병원 기자회견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는 2020년 임단협 협상 결렬로 20일부터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 측은 대화로 사태를 풀어나가는 대신 쟁의행위를 방해하며 논란을 만들고 있다. 병원측은 파업에 참가한 노조 간부·대의원의 식당 출입을 제한하고 파업 농성장에서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전기 콘센트를 틀어막는가 하면 병원 로비에 가벽 및 파티션을 설치하고 노조를 탓하는 낯부끄러운 안내문을 게시했다.
이에 인천지역 노동시민사회가 나서 가천대길병원을 규탄했다.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더 이상은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민주노총 인천본부와 인천지역연대가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 본부장은 “노동조합은 합의를 하기 위해 수차례 수정안을 냈다. 마지막에는 ‘근무복이 부족하니 근무복을 제대로 지급하라’ 등의 당연한 내용을 모은 단 일곱가지의 요구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수용하지 않았다. 사측은 노동조합이 로비 농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진료가 어려워지고 환자들이 불편을 겪는다며 탓하고 있다.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장 @보건의료노조
양승조 인천지역연대 상임대표는 “가천대길병원은 정말 악질”이라며 “노동조합은 일할 수 있게 해달라 일한 만큼 달라, 억압과 착취를 멈추라, 법 안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 가천대길병원이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고 목소리 높였다.
파업 투쟁을 이끌고 있는 강수진 가천대길병원지부장은 “가천대길병원에는 20년 넘게 일해도, 곧 정년을 맞아도 진급을 하지 못한 직원들이 있다. 응급실에서 7년 또는 14년 일했는데도 여전히 비정규직인 분들도 있다. 수시로 자행되는 보복성 부서 이동으로 노조를 탈퇴하거나 병원을 떠난 조합원들도 있다. 코로나 전담병원임에도 병원에서 입던 옷을 집에 가져가서 세탁해야 하는 직원들도 있다”며 가천대길병원의 부당한 현실을 알렸다.
이어 “우리 노동조합의 요구는 이러한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정당한 요구들이다. 파업을 하면서 노동조합과 병원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을 저는 원하지 않는다. 어제 이사장실로 면담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이제는 이태훈 길의료재단 이사장이 나서서 파업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수진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장 @보건의료노조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노동권을 보장하고 노동자의 삶을 지키기 위해 가천대길병원이 하루 빨리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교섭하고 파업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으며 인천의 시민.사회단체, 정당과 노동조합이 함께 하는 인천지역연대 역시 “직원들이 행복하지 않은 병원에서 환자들의 안전한 치료와 간호를 기대할 수 없다”며 “가천대길병원은 규모와 사회적 책무에 걸맞는 노사관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는 가천대길병원지부 간부,대의원들 @보건의료노조